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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3-22 06:51
정유미 기자의 대사와의 만찬](1)요르단식 식사법 “왼손은 뒷짐, 오른손으로 밥을 말아보세요”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702  

정유미 기자의 대사와의 만찬](1)요르단식 식사법 “왼손은 뒷짐, 오른손으로 밥을 말아보세요”

정유미 기자·사진 박민규 디지털영상팀장

ㆍ아다일레 요르단 대사와 함께한 만사프

요르단 사람들은 오른손으로 조물조물 밥을 동그랗게 말아 엄지손가락에 얹어 튕기듯 한입에 쏙 넣어먹는다.

요르단 사람들은 오른손으로 조물조물 밥을 동그랗게 말아 엄지손가락에 얹어 튕기듯 한입에 쏙 넣어먹는다.

세상은 넓고 별미는 많다. 서울만 해도 세계 각국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들이 많다. 음식에는 한 나라의 자연과 역사, 종교, 전통 등이 녹아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음식은 미각의 세계만이 아니라 문화의 영역이기도 하다. 경향신문은 한국 주재 외교관들로부터 그 나라의 전통 음식과 문화를 듣는 기사를 연재한다. 첫 번째는 아델 아다일레 요르단 대사(61)가 소개하는 요르단의 ‘맛’이다.

부드러운 양고기로 만든 만사프. 밥에 노란 향신료를 넣어 색깔이 노랗다.

부드러운 양고기로 만든 만사프. 밥에 노란 향신료를 넣어 색깔이 노랗다. 

아다일레 대사가 소개한 요르단의 대표 음식은 메인 요리 만사프, 애피타이저 무타발, 후무스 소스, 디저트 카타예프, 아랍 커피였다. 대사를 만난 식당은 요르단인이 운영하는 서울 이태원의 ‘아라베스크’다. 

“자, 왼손은 반드시 뒷짐을 지세요. 오른손으로는 밥을 동그랗게 말아보세요.”

아다일레 대사가 뜨거운 밥을 조물조물 돌려가며 말더니 엄지손가락 위에 올려놓고 튕기듯 한입에 쏙 넣었다. 콧수염과 입술에 밥 한톨 묻히지 않았다. 

[정유미 기자의 대사와의 만찬](1)요르단식 식사법 “왼손은 뒷짐, 오른손으로 밥을 말아보세요”

“요르단 사람들은 손님을 예외 없이 환대합니다. 설사 가족을 죽인 살인자라도 깍듯이 대하지요. 왼손을 뒤로하는 것은 손님에게 적의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결혼식이나 축제, 기쁜 날에 나누는 만사프는 갈등 해소와 평화 기원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메인 요리인 만사프는 일종의 양고기찜이다. 만사프는 10~12㎏짜리 어린 양의 부드러운 어깨살을 1시간 이상 염소치즈를 넣고 끓여 고슬고슬하게 지은 밥 위에 얹어 낸다. 여기에 자미드(Jameed)라는 염소젖 요구르트를 소스처럼 뿌려 버무린 뒤 양고기와 함께 먹는다.

“한국에서는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산 양고기를 쓰기 때문에 사실 요르단에서 먹는 것보다는 못해요.” 

주한 요르단 대사 아델 아다일레와 대사 부인 이만 알도무어.

주한 요르단 대사 아델 아다일레와 대사 부인 이만 알도무어.

아다일레 대사가 은근히 요르단 양고기를 자랑했다. 사실 한국인에게 양고기 요리는 흔치 않다. 잡내가 나지 않을지 걱정했지만 보들보들한 양고기는 씹을 필요가 없을 만큼 부드러웠다. 히잡을 쓴 이만 알도무어 대사 부인(55)이 인자한 미소로 만사프를 개인 접시에 담아주었다. 대사 부인은 “손님들이 오셨을 때는 서서 먹지만 온 가족이 식사할 때는 방바닥에 편하게 앉아 음식을 나눈다”면서 “더러 흰밥을 내놓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향신료를 넣어 미각을 돋운다”고 말했다.

척박하고 거친 모래땅에서 생존하기조차 힘들었을 텐데 어떻게 음식을 나눌 생각을 했을까. 아다일레 대사는 “사막에서 먹거리는 귀할 수밖에 없고 건조한 기후에 여기저기 이동하느라 지치게 마련”이라면서 “언제 음식이 부족할지 모르기 때문에 콩 한 쪽이라도 먼저 베푸는 것이 유목민들”이라고 말했다. 요르단도 한국처럼 어릴 때부터 음식을 나눠 먹는 밥상머리 교육을 시킨다고 했다.

병아리콩으로 만든 담백한 후무스. 일종의 소스로 빵을 찍어 먹는다.

병아리콩으로 만든 담백한 후무스. 일종의 소스로 빵을 찍어 먹는다.

가지로 만든 새콤한 무타발. 애피타이저다.

가지로 만든 새콤한 무타발. 애피타이저다.

요르단 식탁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소스 후무스(Hummus)와 애피타이저 무타발(Motabbal)에 자꾸 손이 갔다. 후무스는 병아리콩을 갈아 참깨와 레몬즙, 올리브유, 마늘, 소금을 약간 넣고 걸쭉하게 만든다. 솥뚜껑 같은 화덕에 바로 구워낸 얇은 빵에 싸서 먹는데 고소했다. 가지로 만든 무타발은 새콤하고 씹는 맛이 일품이었다. 아무리 먹어도 물리지 않는 건강식이었다. 모래바람을 이겨내는 요르단 사람들의 건강비결을 물었다. “올리브와 토마토, 오이 등 채소를 많이 먹습니다. 염소와 낙타 우유에 허브와 민트 등 약초들도 많아요. 어릴 때 어머니가 허브 약초 10여가지를 말려 차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몸에 쌓인 독소를 없애는 데 최고이지요.” 

때마침 요르단 대사관 배순희 보좌관(37)이 여러 가지 향신료를 내왔다. 그중 약품 냄새가 확 나는 클로브(clove)라는 식물은 만사프에 넣기도 하지만 몸이 아플 때 씹어먹는 비상약이라고 했다. 딱딱한 열매를 오도독 깨물었는데 향이 엄청 강했고 쓴맛은 오래갔다. 

블랙·그린 올리브는 페이스트리 같았다. 미국과 유럽에도 수출하는 품질 좋은 식재료다. 국토의 80%가 사막인 요르단에서 토마토, 가지, 오이 등 채소가 풍부할까? 아다일레 대사는 “사막에는 깊은 협곡이 많아 평균 20도를 유지한다”면서 “식물 뿌리에 직접 물을 주는 기술을 적용한다”고 말했다.

디저트 카타예프는 군만두를 닮았다. 맛은 달달하다.

디저트 카타예프는 군만두를 닮았다. 맛은 달달하다.

디저트인 카타예프(Qatayef)는 군만두를 닮았다. 맛은 달달하다. 코코넛과 계피가루를 얹어서 느끼하지 않았다. 

아랍 커피는 독특했다. 소주잔 같은 컵에 따라주는데 텁텁했다. 몇년 전 요르단에 취재 갔을 때 와디럼 사막에서 전통 베두인 복장을 한 사람들이 내주던 정성이 가득했던 음식이 새삼 떠올랐다.

요르단 사람들은 삼시세끼를 다 챙겨 먹지 않는다고 한다. 아침은 간단하게 후무스를 바른 빵, 올리브 등을 먹고 점심에 만사프로 든든하게 허기를 채운다고 했다. 저녁 식사는? 아다일레 대사는 “아내가 피곤하면 저녁밥이 없고 안 피곤하면 근사하게 잘 차려준다”며 웃었다.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보끼보끼” 떡볶이였다. 고추장이 맵지 않으냐는 얘기에 “아내가 무척 좋아한다”면서 “치즈와 야채에 고기를 넣으면 맛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요르단 음식을 먹으면 술 한잔이 그립다고들 합니다. 요르단은 이슬람 국가라서 술이 금지되어 있지만 외국인은 상관없습니다. 여러 종류의 전통주와 한국의 소주 같은 아락(arak)도 마실 수 있어요.” 아라비안 음악을 따라 베두인으로부터 유래한 음식이라는 만사프가 입속으로 자꾸 들어갔다.

▶사해·와디럼·제라시…요르단엔 ‘인디아나 존스’ 촬영한 페트라만 있는 게 아니다

 

■ 요르단은

[정유미 기자의 대사와의 만찬](1)요르단식 식사법 “왼손은 뒷짐, 오른손으로 밥을 말아보세요”

2000년 전 고대 문화유적을 간직한 나라다.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시리아, 이라크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국토의 80%가 사막이고 석유가 나지 않아 관광산업이 주를 이룬다. 인구는 980만명. 면적은 남한과 비슷하다. 

■ 한국 내 요르단 식당 

대사관이 추천한 곳은 2곳이다. 서울 이태원에 있는 ‘아라베스크(02-790-6910)’는 마치 요르단에 온 듯 촛대 하나조차 멋있다. 요르단과 인도 셰프가 양고기로 만든 만사프는 부드러워 포크가 필요 없을 정도다. 화덕에 바로 구워내는 난 외에 닭고기, 새우 등을 넣은 카레 음식도 끝내준다. 가성비 좋은 양고기 요리가 1인분 1만4000원, 치킨요리는 1만3000원. ‘아라베스크’는 인천 중구 인현동(032-764-0064)에 1호점, 송도(032-859-6900)에 2호점도 있다. 커피와 홍차는 무료. 

‘알라딘 케밥(032-832-6003)’은 인천 연수구 옥련동에 있다. 주변에 중고차 수출단지가 있어 해외 바이어들이 많이 찾는다. 요르단 출신 셰프와 인도, 시리아 셰프가 맛깔스럽게 음식을 내놓는다. 20여 가지 양고기 요리가 주메뉴인데 1인분에 1만3000~2만원선. 

■ 명소 

[정유미 기자의 대사와의 만찬](1)요르단식 식사법 “왼손은 뒷짐, 오른손으로 밥을 말아보세요”

가장 유명한 관광지는 수도 암만에서 서남쪽으로 150㎞쯤 떨어진 페트라(사진)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인디아나 존스-마지막 성배>(1989) 촬영 장소다. 기원전 3세기 나바테아 왕국의 수도였으며 국제무역의 요충지였다. 장밋빛 협곡을 따라 1시간 정도 걸으면 파라오의 보물창고라는 뜻을 가진 알카즈네가 나온다. 높이 43m, 너비 30m의 거대한 암벽을 깎아 만든 2000년 전 대연회장으로 규모는 물론 건축미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1812년 스위스 탐험가에 의해 발견됐고 198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와디럼은 기묘한 바위산과 붉은 모래로 뒤덮여 마치 외계 행성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아라비아 상인들의 교역 통로였던 해발 1200m에 있는 사막으로 3억년 전 지각변동으로 생겼다. 암만에서 차로 3~4시간 거리. 가장 높은 곳은 해발 1745m의 럼 마운틴인데 평지로 보이는 곳도 해발 1000m 수준이다. 2011년 유네스코 세계복합유산으로 등재됐다. 암벽 등반과 트레킹, 지프를 이용한 사막투어가 인기다. 지구상에서 가장 낮은 바다 사해(死海)는 강물이 흘러들면 빠져나갈 수 없는 ‘늪’이다. 미네랄이 풍부하지만 바닷물보다 10배나 많은 염분을 함유해 극소수 미생물과 곰팡이류만 살 수 있다. 바다에 누우면 몸이 둥둥 뜬다. 암만에 있는 ‘제라시’는 해발 600m에 위치한 고대 유적도시다. 1∼3세기 로마제국의 거점도시였는데 유적들이 잘 보존돼 있다. 

■ 여행 가려면 

한국에서 요르단까지 바로 가는 항공편은 없다. 인천에서 아부다비공항까지 9시간30분 날아간 뒤 다시 비행기를 갈아타고 암만공항까지 2시간30분을 더 가야 한다. 요르단의 대중교통은 조금 불편하다. 렌터카를 빌리는 것이 좋은데 하루 5만~7만원선이다. 암만 시내에는 하루 1만원에 숙박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가 많다. 호텔은 1박에 10만원선. 한국과의 시차는 6시간(4~9월)이며 전압은 220V를 쓴다. 화폐 단위는 디나르이지만 달러도 쓸 수 있다.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여행은 11~3월이 좋다. 뜨거운 모래바람이 심해 선글라스와 자외선 차단제, 스카프는 꼭 챙겨야 한다. 현지인들은 양고기와 닭고기를 많이 먹는데 향신료가 풍부하고 소스류가 많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3212128005&code=210100&nv=stand&utm_source=naver&utm_medium=newsstand&utm_campaign=row2_thumb#csidxbb1ce9a51323f0a91fa4a65e290b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