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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12-01 05:36
나는 00형 보좌관입니다.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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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에서 지난 6월 방영된 <보좌관 >의 포스터. 탤런트 이정재가 보좌관 역할을 맡았다. / JTBC 자료

JTBC에서 지난 6월 방영된 <보좌관>의 포스터. 탤런트 이정재가 보좌관 역할을 맡았다. / JTBC 자료

‘가을독사’ 

지난 7월 막을 내린 JTBC 드라마 <보좌관: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에서 주인공 장태준 보좌관(이정재 분)의 별명이다. 가을 국정감사에서 피감기관으로부터 ‘가을독사’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는 것이다. 11월 11일 방영된 <보좌관 시즌 2>는 ‘시즌 1’에서 보좌관이었던 장태준이 의원 배지를 달게 된 후의 상황을 그렸다. 

국회에는 600명의 ‘가을독사’가 있다. 모두 300석의 국회의원에게 두 명의 4급 보좌관이 붙는다. 국정감사 기간에는 이들의 주가가 올라간다. 의원이 직접 다뤄야 할 일이 너무 많아 이들 보좌관의 지휘 아래 대부분의 일이 처리되기 때문이다. 피감기관에서는 이들 보좌관과 줄을 놓기 위해 온갖 공을 들인다. 

■비서-비서관-보좌관 두루 거치기도 

각 의원실에 가면 가장 안쪽의 두 자리가 십중팔구 4급 보좌관의 자리다. 보좌관에게는 정무형·정책형·지역구관리형이라는 유형이 있다. 정무형 보좌관은 당 안팎에서 돌아가는 일을 의원에게 보고하고, 정치적 발언과 정치적 행보를 조언하는 역할을 맡는다. 반면 정책형 보좌관은 상임위 활동, 법안 발의, 국정감사, 예산 심의, 인사청문회, 토론회 등 정책적인 일을 주로 처리한다. 지역구관리형 보좌관은 해당 지역구를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각 유형의 조합은 의원실마다 다르다. 지역구가 있는 국회의원의 경우에는 지역구관리형 보좌관을 지역구에 배치하고, 정무와 정책을 모두 담당하는 보좌관을 의원회관에 두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지역구 관리를 4급 보좌관이 아닌 5급 비서관이나 후원회 사무국장으로 배치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럴 경우 4급 보좌관이 아닐지라도, 겉으로는 ‘보좌관’이라는 직함을 갖고 활동한다. 보좌관이라는 직함을 가져야 지역구 관리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의원회관에 두 명의 보좌관이 상주하면 정무형 보좌관과 정책형 보좌관의 역할로 나눠지는 예가 있다. 한 명의 보좌관이 정무 쪽 일을 맡고, 다른 한 명이 정책 쪽 일을 맡는 경우다. 정책형 보좌관은 정부의 고위직 관리와 주로 상대하므로 상대적으로 ‘갑’의 위치에 있다. 반면 정무형 보좌관은 ‘을’의 위치에서 ‘갑’을 상대해야 한다. 정무형 보좌관이 주로 만나는 사람들은 지역구 민원인, 정치부 기자, 후원자 등이다. 지역구의 민원을 해결해줘야 하고, 의원의 지인이나 후원자의 민원 역시 해결해주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정무형 보좌관은 기자들과 수시로 만나 의원의 의정 활동을 홍보해야 한다. 특히 지방에 지역구를 둔 의원의 경우 정무형 보좌관이 어떻게 지역 신문 기자들과 관계를 갖느냐에 따라 의원의 정치적 성패가 결정되기도 한다. 다음 총선에서 배지를 다시 달게 만드는 것이 정무형 보좌관의 최고 목표다. 민주당의 한 보좌관은 “정책형 보좌관은 폼이 좀 나지만, 정무형 보좌관은 온갖 허드렛일을 다 맡아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무형 1명+정책형 1명’이라는 조합은 최근에 많이 줄어들었다. 가장 많은 유형은 수석 보좌관이 정무와 정책을 다 맡고, 정책형 보좌관이 따로 있는 경우다. 수석 보좌관이 의원에게 직접 보고하고 의원실의 모든 일을 총지휘한다. 민주당의 다른 한 보좌관은 “예전에는 정무형과 정책형 보좌관의 역할이 뚜렷하게 구분됐지만, 요즘은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많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과거와 달리 투명해진 국회 활동이 이런 변화를 가져왔다고 볼 수 있다. 과거에는 정책보다 정무 기능이 훨씬 더 중요했다. 후원금을 거둔다든지, 지역 민원을 해결해준다는 일이 소위 ‘김영란법’을 통해 투명해지면서 정무형 보좌관이 해야 할 일이 많이 줄어들었다. 게다가 정책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면서 의원들 역시 정책에 많은 비중을 할애하고 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 등 전문가를 정책형 보좌관으로 앉히는 경우도 늘었다. 따라서 보좌관 경험이 많은 수석 보좌관이 정책과 정무 기능을 모두 총괄 지휘하는 형태가 많아진 것이다. 

국회 내 600명의 보좌관 중 갖가지 재미있는 유형이 있다. 한 의원만을 오랫동안 담당한 보좌관이 있는가 하면, 한 의원방에서 비서-비서관-보좌관을 두루 거친 경우도 있다. 이들 보좌관은 한 우물을 팠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 우물을 판 다른 유형의 보좌관이 있다. 한 상임위만 고집해온 보좌관이다. 이들 보좌관의 경우 의원의 상임위가 바뀌면, 같은 상임위에서 활동하기 위해 다른 의원실로 옮겨가기도 한다. 오랫동안 한 상임위만 맡아 방송 전문 보좌관, 노동 전문 보좌관, 과학기술 전문 보좌관, 국방 전문 보좌관, 기재부 전문 보좌관 등으로 불리는 보좌관이 있다.

보좌진들의 술자리에서 농담 삼아 이야기하는 특별한 유형의 보좌관이 있다. ‘험지형 보좌관’이다. 보좌관이 자주 바뀌는, ‘악명 높은’ 의원 밑에서 오랫동안 일하는 보좌관을 말한다. 반면 한곳에 오래 버티지 못하고 이 의원실과 저 의원실을 자주 바꾸는 ‘메뚜기형’ 보좌관이 있다.

나는 00형 보좌관입니다

■요즘엔 비서형보다 참모형이 대세 

여성 의원들 밑에서 오래도록 일한 여성 전문 보좌관이 있는가 하면, 비례의원만 모신 보좌관이 있다. 비례의원의 경우 지역구가 없기 때문에 보좌관으로서는 정책에만 몰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민주당의 한 보좌관은 “한번은 비례의원 밑에서 일했는데, 지역구 민원이 없었기 때문에 일거리가 절반 정도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초선 의원 전문 보좌관도 있다. 초선 의원을 주로 선택한 보좌관이다. 정무에 서툰 초선 의원을 재선으로 이끄는 역할을 맡은 초선 전문 보좌관은 ‘재선 창출 보좌관’이라는 별명을 따로 갖게 된다. 정치인 1세와 정치인 2세의 방에서 대를 이어 보좌관을 맡은 2대 보좌관이 있다.

의원의 친구로 보좌 업무를 맡는 유형도 있다. 선거법에 걸린 의원들은 법률에 밝은 보좌관을 채용하기도 하는데, 의원의 무죄선고를 위해 뛰는 ‘법률 전문 보좌관’도 특별한 유형이다. 유독 상임위원장실이나 원내대표실에 많이 근무한 ‘본청 전문 보좌관’도 농담 삼아 자주 거론되는 유형이다. 일반 의원의 보좌관은 의원회관에만 근무하지만, 이들은 국회 본청 사무실에 근무하기 때문에 붙이는 별명이다.

재벌을 견제하는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을 많이 작성한 ‘재벌 저격수 보좌관’은 여의도 국회 내에서 독특한 보좌관으로 이름이 나 있다. 이 보좌관은 경제민주화 입법을 하는 의원실에서 주로 근무해왔다.

또 다른 분류로 보좌관은 크게 비서형 보좌관과 참모형 보좌관으로도 나눌 수 있다. 20년 가까이 국회의원 보좌진으로 일해온 정찬호 보좌관(민주당 김성수 의원실)은 “비서형 보좌관은 ‘아이리스(Iris)형’으로, 의원보다 반 걸음 뒤에 ‘비서’ 역할을 하는 보좌관을 말하고, 참모형 보좌관은 ‘헤르메스(Hermes)’형으로 의원보다 반 걸음 앞서 정치 행로를 제시하는 보좌관을 지칭한다”고 말했다.

그리스신화에서 아이리스는 올림푸스 12주신(主神)의 심부름을 맡은 신으로, 신들의 지시를 토씨 하나 틀리지 않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반면 제우스의 전령신인 헤르메스는 주군의 심중을 헤아려 그 뜻을 실현시키는 역할을 수행했다. 정 보좌관은 “의원과 보좌관 사이의 상하 관계가 뚜렷했던 예전에는 아이리스형(비서형) 보좌관이 많았지만 최근 민주당의 경우 의원과 보좌관 사이에 동지적 관계가 형성되면서 헤르메스형(참모형) 보좌관이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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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11301704001&code=910100&nv=stand&utm_source=naver&utm_medium=newsstand&utm_campaign=row2_thumb&C#csidx995011acae26d40a0d4df342a3c2b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