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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1-05 18:55
인구 3만도 안 되는 동네에... 100만 넘게 다녀간 축제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58  

인구 3만도 안 되는 동네에... 100만 넘게 다녀간 축제

[지금 거기에 가면 시즌2] 화천 산천어축제가 세계적으로 성공한 비결 세 가지
20.01.05 17:59l최종 업데이트 20.01.05 17:59l
'지금 거기에 가면 시즌2'는 사계절에 따라 나들이 가기 좋은 국내 명소의 여행 정보와 노하우를 소개합니다.[편집자말]
겨울 축제는 대부분 1월에 집중적으로 열린다. 당연히 아이들 방학 때문이다. 축제에 참여하는 사람의 상당수는 가족 단위의 여행객이다 보니 이들을 겨냥해 아이들이 방학 중인 1월에 주로 개최한다.   

1월에 열리는 축제의 테마는 주로 '물고기'다. 지방 축제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1990년대에는 겨울 축제의 테마가 주로 눈(snow)과 등산이었다면, 2000년대 이후에는 단연 어류들의 눈에 띈다. 그래서 어느덧 겨울 축제는 물고기들의 대결장이 됐다.
 
초창기 '물고기 축제'는 빙어에서 시작됐다. 인제 빙어축제가 성공하면서 지역 경제와 이미지 제고에 큰 도움을 주자, 지역별로 수많은 물고기들이 축제의 테마로 개발됐다. 주 대상은 찬물에서만 생활하는 냉수성 어족인 외래 어종 송어와 토종 어류인 산천어, 빙어 등이었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축제들은 시간이 지나며 하나둘 정리됐다. 한편으로는 유달리 성공한 축제들도 떠올랐다. 그것도 국제적으로. 세계 4대 겨울 축제의 하나로 이름을 올린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가 그 이름이다.

화천 산천어축제의 성공 비결
     
화천 산천어축제 축제장 얼음 낚시터에는 겨울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산천어를 잡고자 하는 사람들이 무수히 많다. ⓒ 홍윤호
 
이 축제는 어떻게 성공했을까. 일단 산천어에 차별성이 있다. 대한민국에 산천어를 테마로 건 축제는 이것 하나뿐이다. 아마 세계적으로도 하나뿐일 것이다. 산간 계곡의 차갑고 맑은 물에서만 서식하는 토종 산천어의 특수성, 어디 가서 보기 힘든 희귀성이 한몫을 한다.
 
축제를 개최하는 화천군민들의 절박함과 단합에도 성공 비결이 있다. 농토가 별로 없는 산간의 척박한 땅에 자리하고 있는 고장인 데다, 휴전선에 가까워 군인들이 많은 군사 거점이다 보니 산업이 발달하지 못했다. 인구는 적고 특별한 특산물도 없다. 그러다 보니 개발은 안 되고 사람들 생활은 팍팍하다. 이런 상황에서 토종 물고기를 테마로 한 축제가 열리는데, 이게 지역 경제와 지역 발전에 큰 도움이 되니 모두가 열성적으로 지지하고 참여한다.
 
또 지역 축제는 주최 측의 운영이 투명해야 하고, 수익 배분도 명확해야 하며 참여한 사람들의 이해관계도 잘 조절해야 한다. 이것이 잘 된 것 같다. 그러다 보니 갈수록 규모는 커지고 사람들은 더 많이 찾아오고, 수익은 늘어난다. 축제 아이템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여름 축제(쪽배축제)도 개발됐으며, 특산물(토마토)로도 축제를 개최하는 등 축제의 고장이 되어 버렸다.

이것이 축제 성공의 큰 요인이다. 축제에 방문하는 사람들은 잘 느끼지 못하지만, 축제를 여는 지자체나 지역에서는 필사적이다. 축제의 성공 여부에 지역민의 생존이 걸려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종 과도한 경쟁과 이해관계 때문에 갈등과 싸움도 벌어지고, 같은 고장에서 서로 다른 곳에 축제를 여는 일도 가끔 발생한다.
 
세상에 우연한 성공은 없다. 화천 산천어축제가 엄청나게 규모가 커지고 수익도 늘었지만, 이러한 갈등과 대립의 표징이 나타나지 않고 여전히 잘 운영되고 있는 것은, 내부적으로 소통과 조율이 선순환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주민들의 참여와 협조가 열성적이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한다.
  
11일 공식 개최, 예약한 외국인 관광객 대상으로 얼음 낚시터 사전 개장
 
산천어축제장 화천 산천어축제 축제장은 가장 길고 가장 넓다. 이 모두를 즐기려면 하루 종일 걸린다고 보면 된다. ⓒ 홍윤호
2020 화천산천어축제 개막(11일)을 앞둔 5일 강원 화천군 화천읍 화천천 일원에 미리 개장한 외국인 전용 낚시터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낚시를 하며 추억을 만들고 있다. ⓒ 연합뉴스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는 오는 1월 11일부터 2월 2일까지 개최한다. 이미 강 상류의 산천어 얼음 낚시터는 지난 4일에 개장해서 외국인 관광객 대상으로 운영 중이며, 읍내의 선등거리와 실내 얼음조각 광장은 12월 하순부터 개장했다.

본래 축제를 4일에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얼음 상태 때문에 일주일 연기했다. 다만 사전에 산천어축제가 포함된 여행 상품을 구매한 외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안전한 구역만을 낚시터로 먼저 개장한 것이다. 사전에 예약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꽤 많을 정도로 국제적 관광지가 된 셈이다.
 
축제가 한창 진행될 때에는 전 세계의 수많은 인종과 국민이 다양한 복장으로 축제장을 찾고, 다양한 언어로 이야기를 나눈다. 거주 인구 3만 명이 채 되지 않는 대한민국의 작은 산간 분지에서 100만 명 이상의 세계 각지 사람들이 떠들썩하게 축제를 즐긴다. 놀라운 일이다.
 
실내 얼음조각 광장 읍내의 실내 얼음조각 광장에는 약 30여 종의 얼음 조각 작품들이 여행객들의 눈을 하얗게 밝힌다. ⓒ 홍윤호
 
산천어축제는 어떻게 즐겨야 할까. 

꼭 가라고 추천하는 곳은 실내 얼음조각 광장과 야간 선등거리이다. 읍내 중심부의 큰 창고 같은 건물이 1년 내내 놀고 있다가 축제 기간에만 얼음조각 광장으로 변신해서 오픈한다.

이곳에는 또 다른 세계 4대 축제 중 하나인 중국 하얼빈 빙등제의 전문가들이 초빙돼 만든 30여 종의 얼음조각들이 전시돼 있다. 야외도 아닌 실내에 거대한 얼음조각들이 꽉 차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주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얼음 미끄럼틀도 재미있다.
 
선등거리는 화천 읍내 거리에 설치된 산천어 한지등과 LED 등을 이용한 루미나리에를 가리키는데, 축제 기간 중 야간에 화천 읍내 전체를 밝힌다. 이 야경이 예쁘고 멋있다. 점등 시간이 매일 오후 5시 30분부터 오후 11시까지이니 해지면 구경 가볼 것.

산천어축제, 허탕 안 치고 제대로 즐기려면
  
선등거리 축제 기간 중 화천읍내 선등거리에는 산천어 한지등과 LED 등을 이용한 루미나리에가 빛의 잔치를 벌인다. ⓒ 홍윤호
  
주의할 점. 축제장이 워낙 넓다. 정확하게 말하면 워낙 길다. 북한강으로 흘러드는 화천천을 따라 길게 이어지는데, 매년 규모가 커져서 지금은 겨울 축제 중 가장 큰 규모의 축제장을 갖게 됐다.
 
얼음 낚시터는 대개 축제장 들어섰을 때 눈에 잘 띄는 하류에 위치한다. 만약 산천어 낚시를 하고자 한다면 준비가 필요하다. 산천어는 본래 쉽게 잡히는 물고기가 아니다. 아무 준비 없이 갔다가 행사장에서 빌린 낚싯대로 눈에 띄는 얼음 구멍에 가서 낚시했다가는 허탕을 치기 일쑤다. 그런 사람 참 많다.
 
주최 측이야 여행객들이 많이 잡아야 흥행이 되기 때문에 산천어를 충분히 풀어 넣고 더 많이 쏟아붓기는 한다. 낚시를 좀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고기가 많다고 아무 때나 잘 잡히는 것은 아니다. 플라이 낚시나 산천어 낚시를 경험해본 사람이 산천어를 잘 잡는다. 처음 하는 사람은 잡기 어렵다. 만약 잡았다면 꽤 운 좋은 날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도 산천어에 도전하겠다면 미리 조사를 하고 가능하면 자기 장비를 마련해서 가는 것이 잡을 확률을 높이는 길이다. 가능하면 어느 쪽에서 잘 잡히는지도 알아두면 좋다. 선수(?)들은 아예 그런 곳을 알고 미리 아침 일찍부터 자리를 잡는다. 산천어를 특별히 잘 잡아 올리는 사람들은 우연히 잘 잡는 게 아니라 거의 '프로급'들이라고 보면 된다. 고기도 사람 가리면서 미끼를 문다.
 
눈썰매장 겨울 축제의 꽃, 눈썰매장을 즐기는 모자지간의 표정이 마냥 즐겁다. ⓒ 홍윤호
 
가족과 나들이 겸 축제에 놀러 가는 거라면 (특히 낚시 경험도 별로 없다면) 산천어 낚시는 안 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 그저 눈썰매, 빙판 레저 등을 함께 즐기고 산천어를 먹으러 가라. 그다음에 야간 점등을 즐기면 된다.

축제장에는 전국의 여느 겨울 축제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즐길거리가 다 있다고 보면 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겨울 축제의 필수 코스인 눈썰매장과 얼음썰매장, 튜브 썰매로 스피드를 체험할 수 있는 봅슬레이,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인기 겨울 스포츠가 된 컬링, 범퍼카·유로번지 등 하루종일 돌아다녀도 지루할 틈이 없을 정도로 놀 거리가 많다.
 
아이들은 축제장에서 끊임없이 에너지를 불태운다. 신기하게 지치지도 않는다. 반면 부모들은 쫓아다니다 지친다.

"많이 놀았어. 이제 그만 가자~"
"싫어! 더 놀 거야."

축제장에서 이런 실랑이는 흔하게 볼 수 있다.
 
축제장 제1터널 밖 산천어 먹거리터와 축제장 산천어 회센터, 산천어 구이터에서 산천어회나 요리들을 먹어보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다. 찬물에서 사는 냉수 어족의 쫄깃한 회와 고소한 구이는 축제에 즐거움을 더한다. 어디 가서 산천어를 회나 구이로 먹기 힘드니 꼭 챙겨 먹자.
 
산천어회 축제장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 산천어회와 구이를 즐긴다. 어디 가서 먹기 힘들다. ⓒ 홍윤호
   
[여행 정보]

- 주소는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산천어길 137, 연락처는 1688-3005, 홈페이지는 www.narafestival.com. 홈페이지에 축제 일정과 전반적인 안내가 자세히 실려 있다.
얼음낚시로 산천어를 잡고자 한다면 현장 접수도 가능하지만, 사전에 예약하는 것이 좋다. 축제 홈페이지에 예약하는 방법이 안내돼 있다. 현장에서 낚싯대를 빌려주지만, 제대로 잡으려면 미리 준비해가는 것이 좋다.
 
- 혹시 숙박할 생각이라면 화천에서 잘 생각은 안 하는 것이 좋다. 일단 숙박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휴전선에 가까운 시골 마을답게 호텔은 없고, 모텔도 시설 괜찮은 곳은 몇 개 없다. 펜션들이 구석구석 있긴 하지만 예약을 서둘러야 한다. 웬만하면 차로 40분 거리의 춘천 쪽에 숙소를 잡고 화천에 오가는 것이 좋다. 아니면 춘천에서 화천 가는 길에 집다리골이라는 계곡이 있는데, 이쪽에 펜션들이 여러 개 있으니, 이쪽을 알아봐도 좋다.
 
[가는 길]

- 중앙고속도로 춘천IC → 춘천 외곽을 순환하는 46번 국도 → 5번 국도 화천 방향으로 약 30분 진행하면 화천읍에 닿는다. 읍내 전체가 축제장이라고 보면 된다.

- 대중교통으로는 서울 동서울버스터미널과 춘천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화천 행 시외버스를 이용한다. 특히, 춘천에서는 약 30~40분 간격으로 화천 행 버스가 자주 있다. 화천 읍내에서는 동네가 그리 크지 않으니 걸어 다니면 된다.